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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량특집/ 나무 잘못 베면 불행한 일 생긴다?

기사승인 2019.07.11  01: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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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홍석(남원시청 홍보전산과)

 

“오래된 은행나무 베어냈더니 멀쩡하던 사람이…”

 

세상에 돌아다니는 저주 관련 이야기 중에 아마 가장 유명한 것은 이집트 파라오였던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하던 사람들이 줄줄이 죽거나 불행한 일을 당했다던 ‘투탕카멘의 저주’일 것이다.

이렇게 전 세계적이고 역사적인 저주는 아닐지라도 우리주위를 살펴보면 이런류의 이야기는 꽤 많다.

얼마 전 동네에 평소 건강하시던 어르신 한분이 돌아가셨다.

아무런 지병도 없이 건강하시기만 하시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시니 마을 사람들 대다수가 슬픔보다 황망한 감정이 앞설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몇 개월 전 집안에 있던 아름드리 은행나무 몇 그루를 베어냈고, 그것 때문에 재앙이 닥쳤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갑작스런 어르신의 죽음에 이유를 붙이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왔겠지만, 옛날 일까지 돌이켜 보니 한 귀로 흘리기에는 뒤가 서늘했다.

옛날 내가 근무하던 동사무소를 새로 지을 때도 이런 일이 있었다.

95년도 5월경 낡고 허름했던 관청사를 허물고 새로운 청사를 지어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옛 관청사 자리에는 우물이 있었고 옆에는 몇 백 년의 세월은 살아왔음직한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부지 마련을 위해 부득이하게 나무를 베어내고 건물을 지었다.

그런데 새청사가 건립되고 몇 년이 흐르는 사이 당시 같이 근무했던 젊은 직원들이 지병이나 불의의 사고로 4명이나 죽었다. 한창 나이의 젊은이들이 화를 당하니 당시 시청에도 나무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구 건물 청사 앞 아름드리 은행나무 고목을 베어내서 화를 입었다는 것이다.

혹시나 다음 차례는 내가 아닐까 하며 불안해하는 직원들도 생겨나다 보니, 더 이상 화가 없기를 기도하며 그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이 잘려나간 고목 앞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고목을 함부로 베었을 때 좋지 않은 일을 겪었다는 사례는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물론 우연일 것이다. 우연이 아니라면 인류가 번성하기 전부터 울창했던 아마존의 산림을 거리낌 없이 훼손하고 있는 인류는 예전에 멸망하고 말았을 것이니 말이다.

그래도 개운치가 않은 건 사실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특정한 나무나 바위 등에 개인과 집단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다. 마을마다 있었던 서낭당도 이러한 신앙의 한 가지 형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수령이 오랜 나무는 영험한 기운을 가진 영목이라 믿어 그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며 가족의 평안함을 빌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이 미개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나이보다도 오래된 나무를 소중히 여기며 소원을 빌었던 것은 아마도 인간이나 동물 뿐만 아니라 나무에도 생명이 있다고 믿었고, 오래 살아온 것에 대한 존중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다보니 큰 나무나 고목을 베면 그것은 생명을 해친 것이고, 생명을 해쳤기 때문에 재앙이 따른다고 생각하여 조심히 다루거나 함부로 베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는 인과응보 사상과도 연결되는 것이리라.

우리 집안에도 큰 고목이 있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 절대로 그 나무를 베지 않을 생각이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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