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중계/ 남원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춘향영정 현안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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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진행된 남원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관광시설사업소 업무보고에서는 이순택 부시장과 업무 연관 부서장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새 춘향영정에 대한 현안질의가 이어졌다.
주요 쟁점은 춘향영정 제작과정이 과업지시서에 명시된 내용들이 제대로 이행 됐나 였다.
위원들은 대다수 남원시민들과 국민들이 새 춘향영정을 40-50대 여인의 모습으로 보고 있는데도 시가 작가의 말만 되풀이 하며 문제의식이 없는 점에 대해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하지만 답변에 나선 이순택 부시장은 “그림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남도립미술관을 일부러 찾아가 김은호 화백 등의 그림을 확인해 보기도 했는데, 제작된 영정의 원본파일과 프린트물은 실제 차이가 있고, 지금의 성형미인이라거나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의 기준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구현하려고 했던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는 걸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새로 그린다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새로 그릴 것’을 주장하는 위원들과 시종일관 평행선을 그렸다.
다음은 자치행정위 소속 위원들의 질의를 요약한 내용이다.
△오창숙 의원
“뉴스를 통해 춘향영정 논란이 전파되면서 대한민국이 시끄럽다. 본 의원도 ‘대체 의회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나’ 라는 항의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무엇보다 남원의 여학생 일곱 명을 상대로 (모티브를 삼아) 그렸다고 하는데, 그렇게 못생겼나. 우리가 봐도 16-18세 춘향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 사람들 대부분이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라고 한다. 남원시민을 비롯해 전북도민, 전 국민 대다수가 아니라고 하는데 시만 이를 무시하고 있다. 잘못된 점은 바로잡아야 한다.”
△강인식 의원
“춘향영정이 핫이슈로 떠올라 지금까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춘향영정 작가 선정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했나. 위원들 중 남원사람은 한 명도 없다. 무엇보다 작가 선정위원들이 춘향전을 한번이라도 읽어봤나 의심이 든다.
춘향전에는 춘향을 묘사한 대목이 있는데, 춘향은 청하고 작은 입술에 얇은 눈썹과 높은 코, 넓은 이마를 가진 우아한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긴 목과 바른 흉부, 검은 머리칼을 묶은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춘향전의 춘향은 결혼하지 않은 아가씨로 끝난다. 나이 먹은 춘향은 전혀 묘사돼 있지 않다. 작가가 영정을 16-18세 춘향으로 묘사했다고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보고 있진 않다. 시민단체와 국악계, 의회 등 모두가 다시 그려야 한다고 하는데 시만 아니라고 고집피우는 것은 어디서 나오는 결단인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무엇보다 공감대가 중요하다. 다시그릴 것을 촉구한다.”
△오동환 의원
“용역 과업지시서에 얼굴을 16-18세 전후의 모습으로 그리라고 돼 있는데 부시장을 비롯해 참석한 간부들은 현 춘향영정이 16-18세 춘향으로 보이나. 작가의 얘기가 아니라 현 춘향영정에 대한 각자 본인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다.
과업지시서에는 16-18세 얼굴로 그려라, 절개와 지조가 있는 한국적 미를 표현하라 돼 있다. 부시장은 현재 춘향영정이 과업지시서대로 그렸다고 생각하나. 댕기머리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지금 춘향영정 머리가 댕기머리 인가. 시민사회에서는 춘향영정이 40-50대 남장여자의 모습이고 신윤복의 미인도를 참고해 그렸다고 지적한다. 국악단체는 춘향가도 안 부른다고 한다. 본인의 카톡방에 영정에 대한 의견을 물어 투표를 해봤데, 154명이 참여해 141명이 다시 그려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번 정례회 때도 자치행정위원들이 모두 다시 그려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이 자리를 빌어 재차 다시 그릴 것을 촉구한다.“
△김길수 의원
“김은호 화백 춘향영정이 철거된 이유는 춘향을 제대로 묘사를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작가의 친일행적 때문이다. 작가만 달라졌을 뿐이지 그림은 비슷하게 나와야 한다고 본다. 과업지시서대로 그렸다면, 예를 들어 과업지시서 내용에 나오는 얼굴은 여린듯하며 앳된 둥근 얼굴을 띠고, 눈썹은 반달눈썹, 눈은 쌍거풀지지 않은 아주 단정은 눈매, 코는 오똑한 코, 입술은 앵두처럼 붉은 입술, 이렇게 과업지시서 내용대로 라면 열명이면 열명 모두 비슷한 얼굴이 나올 수밖에 없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번 춘향영정은 과업지시서대로 그리지 않아 전혀 상상하지 못한 영정그림이 나왔다. 잘못됐다.
계약서 14조 계약의 해석에 보면, 본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일반적인 관례에 따라 갑과 을이 합의에 따라 처리함을 원칙으로 하되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갑의 해석에 따른다고 돼 있다. 여기서 갑은 문화원이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문화원이 작가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이다. 과업지시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
△이미선 의원
“영정의 가치가 무엇인가. 이미 2점의 작품이 있는데도 다시 그린 것은 목적이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춘향에 대한 것들이 시대상에 맞게 표현되기를 원한다. 다만 지금 이 시대에 끝날 것이 아니라면, 또는 10년 정도 끌고 갈 것이라면 이렇게 까지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우리 후대에, 미래세대가 영정을 보고 ‘춘향이 맞나’, ‘16-18세 춘향 얼굴이냐’라고 하면 우리가 왜 설명을 해야 하나. 그냥 그림을 보고 보편타당하게 이해할 수 있게 그려놓으면 될 것 아닌가.
작가선정위원회나 자문위원회 구성원 중에는 중복해서 활동한 위원이 2명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회의록을 보면 그 중 한 인사가 회의 과정에, 김현철 작가가 제출한 1.2번 그림 중 1번 그림에 대해 ‘너무 나이 들어 보여 잘못하면 할머니모습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얼굴도 16-18세로 보기에는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 ‘유관순 느낌이 난다’ 등의 지적 내용이 들어있다. 그런데도 어쩐 일인지 우려했던 내용들이 수정되지 않은 1번 그림이 작품으로 완성돼 납품됐다.
집행부가 자꾸 뭐가 문제냐고 항변하는데, 작품제작과정에 관여하지 않고 작가의 창작성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터치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책임 없는 답변이다. 영정제작은 개인 미술전시회가 아니며 작가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추진할 일도 아니다. 영정제작은 과업지시서에 따른 업무의 일환으로 해석돼야 한다. 영정문제 해결에는 한 치도 물러설 뜻이 없다.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고 재출발 할 것을 촉구한다.”
△손중열 의원
“춘향영정 가지고 남원에서 수년간 분란이 있었다. 그래서 새 영정을 공모하는데 찬성하기도 했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춘향영정이 미인도이기를 바랬다. 그런데 이것이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헌법 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 있다. 이 말을 인용하는 것은 이제 남원시민과 국민 대다수가 현 영정에 대해 반하는 말씀들을 하시면 남원시도 벽을 칠게 아니라 대화를 해야 한다.
시의회에서 시의 예산에 대해 불요불급한 예산, 선심성 예산 등에 대해서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춘향영정 만큼은 그렇지 않다. 아마 시도 예산 때문에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남원시민, 이 자리에 있는 의원들이 지지했던 정부가 지금의 정부와 다른 점은 사과도 할 줄 알고 개선책도 내놓고, 재발방지도 약속했다는 점이다. 남원시 8대 시정이 의미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사과, 대화라는 것, 재발방지 이런 거 안하잔나. 그럼 어떤 정부가 역사의 평가 속에 그래도 국민의 뜻을 받들었나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나. 남원시정도 마찬가지다. 사과는 그 사람을 더 돋보이게도 한다. 재발방지, 개선책,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남원시정이 더 발전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김정현 위원장
“춘향영정을 새로 그리게 된 것은 지역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데,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다. 이는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춘향을 그렸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사업목적을 하나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꼴이 되고 있다. 지금도 시가 (결과물에 대해) 옳다고 얘기하면 시민의 의견에 반하는 것이다.
자문위원회 회의자료 등을 보면 ‘신윤복 등 당시 풍속화가의 그림에 등장한 인물 등에서 춘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비녀를 꽂아보고 머리를 양쪽을 따서 꼬아 팔자로 올려보는, 그런데 아직도 아무도 해본일이 별로 없다’ 등의 내용이 있는데 결과물인 춘향영정을 보면 이것은 자문위원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춘향을 그렸다고 밖에 볼 수밖에 없다. 이건 춘향이 아니다. 춘향전에는 분명히 춘향 머리는 댕기머리라고 돼 있지 않나. 과업지시서 와는 상반된 내용이 표현됐다.
자문위원회가 서울 등 외부에서 열렸는데, 공무원들이 한 번이라도 참석해 본적이 있는가. 춘향영정이 과연 과업지시서대로 그려졌다고 불수 있나. 현재 의원님들 모두가 새로 그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의원들의 말은 시민을 대변하는 것이다. 심도 있는 논의와 새 영정 제작방안을 거듭 강조한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