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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보내는 편지

기사승인 2018.12.11  02: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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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성호(51·식정동)/ 서울 용산구새마을금고 전무

 

 

 

 

 

 

 

 

 

어린시절 추억의 보고 ‘뒷동산’

 

어른이 된 후 기억은 자꾸 잊어버리게 되는데, 어릴 적 추억은 내 인생에 초심을 잃지 않게 한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들 하지만 요즘처럼 어릴 적 추억에 젖는 경우는 없었다.

아무래도 오십이 되니 감성적으로 변하는가 싶다.

토요일 오후 거실 한쪽에서 건담 조립에 열중인 아들을 보며 옛 생각을 해봤다.

우리 때는 요즘 애들처럼 마땅히 놀만한 장난감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터진 테니스 공으로 축구를 하며 지냈고, 방학이 되면 뒷동산이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동네 친구들과 아침에 올라가면 해질녘이 되어서야 내려왔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멋있는 장난감 총도 흔한 물건이 되었지만 그때는 나뭇가지로 만든 칼과 총이 훌륭한 전쟁놀이 도구였다. 겨울이 되면 비료포대에 지푸라기를 넣어 만든 눈썰매로 신나게 동산을 내려오곤 했었다. 얼마 전 고향에 내려갔을 때 문득 어린시절 기억이 생각나 동산에 올라가 봤다. 그때는 우리들의 몸살로 말끔히 정돈되어 있던 놀이터가 초입부터 들어가기 힘들었다. 이젠 동내 아이들이 놀지도 않을뿐더러 땔나무를 구하러가는 부모님도 없기에 놀이터는 대나무와 온갖 풀로 뒤덮여 있었고, 그때도 있었던 큰 소나무 몇 그루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릴적 우릴 품어 주었던 뒷동산이었지만 바쁜 일상에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왔을 뿐인데 뒷동산도 나처럼 중년이 되어 있었다. 서글프고 미안했다.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자니 여기 저기 어릴적 친구들과 내가 있는 듯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오니 여러 생각에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어른이 막 되었을 때는 추억이 그려지지도 않았다. 사회에 적응하느라 바빴을 것이다. 요즘 차츰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을 느끼면서 추억이 간절히 그리워진다.

어린시절 뒷동산은 없었지만 추억속의 뒷동산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서울지역본부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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