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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선발대회, “기생점고를 미인대회로 바꾼 것에 불과”

기사승인 2018.06.18  03: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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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녀이데올로기·성적욕망’을 지역문화로 둔갑시켜

여성단체 ‘문화기획달’, 춘향제 모니터링 통해 혹평

춘향선발대회 정체성, 이념적 기반 두고 논쟁 예고

 

산내면에 기반을 둔 여성주의 문화단체 ‘문화기획달’이 15일 보도자료를 내 춘향선발대회와 신관사또부임행차를 혹평했다.

문화기획달은 “전국춘향선발대회와 신관사또부임행차는 여성을 한 남성에게 성적으로 종속시키는 열녀이데올로기와 남성의 성적욕망을 허용하는 기녀제도라는 전근대적인 가치를 남원의 지역문화로 둔갑시켜 관광상품과 대중의 유희거리로 만들었다”며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남원이 춘향을 소비하는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춘향제를 시민 모니터링단을 꾸려 점검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춘향제 시민모니터링이 ‘2018년 양성평등 및 여성사회참여확대 공모사업’ 선정단체로써 여성가족부 후원을 받아 여성 주민들을 주축으로 진행한 농촌페미니즘 예공공(예술인문 공부공동체) 활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춘향선발대회가 여성혐오문화를 내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들은 “올해 춘향제는 화려하고 수준 높은 국악 및 현대적인 공연이 아름다운 광한루원에서 펼쳐지면서 남원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하지만 그 이면에 여성혐오문화를 근간으로 유교적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춘향선발대회와 기생점고가 따로 또 같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춘향제를 이질적인 문화의 충돌장, 조각난 축제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지적하는 것은 춘향가의 ‘기생점고’를 극화한 신관사또부임행차 마당극이 춘향선발대회와 비슷한데, 사회자가 춘향후보들을 차례대로 호명하면 한 명씩 나와서 자기소개를 하고 장기를 선보이는 것이 ‘기생점고’ 대목을 연상케 하고 결국 이를 미인대회의 형식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춘향후보들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과 대답, 진행 과정 등을 종합해 보면 춘향선발대회가 표방하는 춘향은 남자들이 원하는 개념녀, 정숙하게 가리고 섹시하게 벗는 여성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모니터링에 대한 자체평가를 통해 춘향을 사랑의 아이콘으로 설정하고 지조와 절개를 지킨 열녀 이미지로 국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이라고 지적하고, 막연하게 알고 있는 춘향전을 제대로 읽고 비평하는 작업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춘향을 보여주는 현대적인 패러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2014년 설립된 문화기획달은 지리산 여성전용 창작생활공간 ‘살롱드마고’를 거점으로 마을 여성들의 활동을 지원하며 성교육, 출판․디자인 사업 등을 병행하고 있는 여성주의 문화단체이자 소규모 출판사다.

지난해엔 농촌 지역에서의 성평등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여성신문사 주관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성주의 문화단체#춘향선발대회 혹평#정체성 공방 예고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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