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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 인문학당 권건일 박사

기사승인 2018.03.07  23: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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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에 귀촌, 7년째 무료 인문학 강의

 

인문학은 한마디로 인간학,
배움의 즐거움과 가치 깨달았으면

 

 한화생명 건물 2층에 인문학당 마련

 매주 월요일 오후7시 무료강좌 운영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든 참여 가능

 

남원시 죽항동 구 정화극장 사거리에서 법원쪽으로 20여미터쯤 가다보면 왼편에 한화생명 간판이 붙어 있는 4층 건물이 있다.

이 건물 중앙에 있는 계단을 올라 2층에 들어서면 우측으로 출입문이 있는데, 이곳에 좀 특별한 배움의 장이 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곳.

단체의 명칭은 ‘지금·여기 인문학당’(이하 인문학당)이다.

수원여자대학에서 정년퇴직한 권건일(74) 전 교수(교육학박사)가 남원시민들을 위해 7년째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달 26일, 남원뉴스가 찾아간 날은 ‘인문학과 중용’을 주제로 15주 과정의 인문학 강좌가 개강하는 날이었다.

인문학 강의는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시작해 2시간여 동안 진행되는데 언제 어느 때건 무료로 청강할 수 있다.

7시가 되어갈 무렵, 삼삼오오 모여드는 시민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자 권 박사가 마이크를 잡았는데, 쉬는 시간 차 한잔 마시고 난 다음에는 수강생이 30여명까지 늘어났다.

개별적인 소개 때 들어본 수강생들의 직업은 자영업부터 농민, 귀농귀촌인, 퇴직공무원, 전·현직 정치인들까지 다양했다.

어떻게 오셨냐는 질문에는 지인의 추천과 알음알음 들리는 소문, 언론보도 등을 통해 참가하게 됐다는 답변이 들렸는데, 모두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묻어났다.

 

 

인문학 강의, 시민들을 위한 재능기부

 

권건일 박사가 하는 인문학 강의는 재능기부 봉사다.

인문학당이 회원을 모집하면서 가입회비 1만원을 받고 있지만 인문학 강의는 모두 무료로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왜 남원에서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것일까.

대답은 “남원에서 자연과 더불어 인문적 삶을 살기 위해”라고 돌아왔지만, 처가가 남원이라는 말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몇 가지 질문들을 던졌다.

 

Q. 인문학이란 무엇입니까.

“인문학이란 한마디로 인간학입니다. ‘사람됨’에 관한 학문이고 문학, 역사, 철학을 통섭한 실천적 학문입니다”

 

Q. 인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나요.

왜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바로 인간성의 상실에 있습니다.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삶, 자본주의에 깃든 쾌락….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은 협동과 균형, 조화로운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으로, 진짜 사람의 본질을 자각하고 회복해서 사람답게 살자는 것입니다.

 

 

권 박사는 인문학이 “인간의 정신을 고귀하고 완전하게 하는 학문”이라며 “역사, 철학, 사회학, 문학, 그리고 예술, 이 모든 것에 담긴 생각의 흔적을 더듬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강의의 주된 내용은 인문학이며 동양의 고전인 논어와 노자를 참고로 하고 있고, 이번에는 중용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Q. 학당 이름을 ‘지금·여기 인문학당’으로 지으셨는데. 의미가 있나요.

“인간은 현재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늘 지금 이 시간이 중요하고, 지금 여기 이 자리가 중요함을 인식하자는 의미입니다. 지금 여기서 잘하고 행복하면 그것이 인생 전체의 행복 아니겠습니까?”

 

 

권 박사는 인문학당의 목표가 생각의 힘을 키워 우리가 좀 더 인갑답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배움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인문적 힘을 키우는 토대를 놓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문학당에서 사무국장을 비롯해 모든 운영이 재능기부와 봉사차원으로 이뤄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문학당은 처음 시 공모사업에 선정돼 작지만 보조금을 지원받기도 했으나 지금은 외부지원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해왔던 인문학 포럼, 인문관련 기관과의 1박 2일 캠프, 문화탐방, 문학활동 등을 올해는 하지 못하고, 월요일과 목요일 두 강좌로 이뤄지던 강의도 월요일에 하나만 하게 됐다.

필요성을 인식하는 관점의 문제인데 꽤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남원을 인문도시로 만들고 싶어"

 

권 박사의 전공은 평생교육이다. 학위 논문은 ‘한국사회교육정책에 관한 연구’로 1995년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이 고향인 그는 2010년 수원여자대학교에서 유아교육과 교수를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하고 부인과 함께 처가가 있는 남원으로 귀촌했다.

지금·여기 인문학당은 2012년 2월 문을 열었다.

퇴직 후 동강대학과 우석대학 등에서 초빙 강의를 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인문학당을 중심으로 인성특강과 인문학 관련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권 박사는 한국유아교육복지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교육부 유아교육발전 추진위원으로 위촉돼 유아교육법안을 만드는데 참여하기도 했다.

유아교육과 보육의 이원화된 법, 제도, 정책, 행정을 통합해 일원화하는데 노력했는데 그 결과물이 ‘누리과정’이다.

권 박사는 글로벌인성개발협회 회장도 맡고 있는데 비영리단체로 인성교육과 인성강사를 배출하는 단체다.

권 박사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인문학을 진흥시키는 것, 그리고 남원지역을 인문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박사는 “남원으로 귀촌, 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노년을 위한 인문학을 보다 심화시키고,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의 연대가 필요하고 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고 인문학진흥에 관한 법도 제정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인문학을 지원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질적 지원이나 홍보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권 박사는 “남원을 중심으로 인문학의 바람을 인근지역과 연대해 확산시키고 싶다”며 “순창, 임실 그리고 전주까지 인문연대를 만들어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삶의 터가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소망했다.

 

#인문학당#재능기부#지금여기 인문학당#교육학 박사#권건일 교수#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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