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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매운탕에 넣어 먹는 젠피. 제대로 알아봅시다.

기사승인 2023.05.17  23: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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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부터 5일간 춘향제가 열린다.

“남원”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아마 [광한루], [춘향이], [추어탕], [지리산]이 아닐까?

6월이면 필자가 남원에 온지도 만5년이다.

처음 남원에서 추어탕을 먹으러 갔을 때 식탁에 “젠피”라고 붙은 양념통을 보고 이 지역에서는 초피를 젠피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의외로 젠피, 제피, 산초가루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듯하여 우리 고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피(젠피)에 대해 글을 써 보고자 한다.

젠피는 전라도와 제주도쪽 방언이며, 경상도에서는 제피라 부른다. 표준어는 제피나무이며 한자로 표기할 때 초피(椒皮)나무라 부른다.

먼저 젠피라 부르는 초피는 초피나무의 열매다. 분디나무의 열매인 산초와 분명히 다른 열매라는 것을 짚어둔다.

초피(젠피)나무는 가시가 마주나고, 산초나무의 가시는 어긋나게 생겨서 구분이 된다.

초피나무의 잎은 가운데 황록색 점이 있고,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는 잎 모양에서도 구분이 가능하다. 특히 잎에 샘이 있어 향이 독특하고 좋은데, 그 잎을 고추장에 담가 두었다가 장아찌를 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산초에 비해서 초피(젠피)가 맛과 향이 강하다.

약재의 기(氣)와 미(味)를 활용하는 한의학에서도 당연히 산초와 초피는 구분하여 쓰고 있다.

한약재로 쓸 때 산초는 진초(秦椒)라고 하는데, 성질이 따뜻하고 치아와 머리카락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뱃속이 차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이질을 멎게 하는 효능도 있다.

즉, 산초는 몸의 중앙인 배를 데우기 위해서 주로 쓰는 약재다.

젠피는 한약재로 쓸 때 촉초, 천초라고 하고 성질이 뜨겁고, 죽은 피부와 시리고 아픈 관절통에 쓴다. 치통을 없애고, 고환에 땀이 차는 음한(陰汗)을 멎게 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소변을 줄이고 상체로 기(氣)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내려준다.

주의할 것은 입이 벌어지지 않은 열매는 독이 있으니 먹지 말아야 한다.

즉, 젠피는 위로 떠있는 열기를 밑으로 내려 주는 역할을 하고, 몸의 아랫부분에 있는 한기와 습기를 따뜻하게 데우고 말려주는 효능이 있다.

기력이 떨어지면서 무릎이 시리고 무겁거나 붓는 것을 한의학에서 한습비통이라 부른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안성맞춤인 약재가 젠피가 될 수 있다.

사실 초피는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향신료이며, 예전 고추가 수입되기 전에는 고춧가루 대신 초피가루로 매운맛을 냈다.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에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향신료이며, 미국에서는 흔히 커피에 넣어 먹기도 하고 프랑스에서는 고기에 초피를 뿌려 먹기도 한다.

세계적인 향신료인 초피(젠피). 남원 사람이라면 타 지역 사람이 이게 “산초가루냐” 라고 물었을 때 제대로 알고 알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따사로운 봄 햇빛처럼 우리 삶도 따뜻하고 풍요로운 날 되길 기원한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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