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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원이 낳은 딸, 2012년 노벨평화상 최종 10인 후보에 오른 박청수 청수나눔실천회 이사장

기사승인 2022.11.24  21: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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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일을 하며 살아라’,

어머님의 말씀이 저의 삶의 지표가 됐습니다.”

 

박청수 원로교무를 만나 “고향 남원, 그리고 어머님은 어떤 분이셨어요?”라고 질문을 드렸더니 박 교무는 잠시 눈을 감은 채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마을 이름이 호음실 이에요, 뭐라 해도 내가 태어난 나의 뿌리죠. 어릴때부터 어머님이 그러셨어요. 너는 좀 더 큰 곳에 가서 네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살아라 고 했어요. 지금도 그 말씀이 가슴에 담겨 있어요.”

 

 

 

‘한국의 마더 테레사’, ‘세계 사회봉사의 상징’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 있는 (사)청수나눔실천회 이사장 박청수 원로교무.

박 교무를 인터뷰하기 위해 18일 그녀가 기거하고 있는 용인시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을 찾았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헌산중학교 뒷산 자락에 있는 박 교무의 집은 아담하면서도 세련돼 보였다.

집은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아래 1층은 박 교무가 그동안 살아오며 수집하고 기록한 수많은 자료와 물건들이 전시된 박물관 이고, 2층은 방과 서재 등으로 꾸며져 있다.

 

남원 수지 호음실서 태어나 1956년 출가

박청수 교무의 본관은 죽산(竹山)이며 법호는 서타원(誓陀圓), 본명은 희숙이다.

그녀는 1937년 11월 23일 남원 수지 호음실에서 아버지 박정기, 어머니 김영순의 장녀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는 남원에서 나왔지만 중학교때 부터는 학교를 전주에서 다녔다. 그리고 그것이 어머님의 말씀처럼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첫발이 됐다.

박 교무는 8세 때 남원원불교 수지교당에 입교해 청수(淸秀)라는 법명을 받았다. 집안이 원불교 집안이라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교인의 가르침은 그녀가 세계적인 봉사자로 성장하는 모태가 됐다.

박 교무가 따라주는 차를 마시며 “원불교 교무가 되는 것을 뭐라고 표현해요?”라고 물었더니 박 교무는 “나를 만나러 오면서 공부를 덜했구만” 하고 퉁을 줬다.

“제가 교인도 아니고 종교는 잘 몰라서…”라며 얼버무렸지만 쑥스러웠다.

하지만 왠지 푸근하고 정겨워 보이는 박 교무의 모습에 속으로 ‘종교는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박 교무의 모습 자체가 무엇이든 내줄듯하고 감싸줄 듯한 자애로움을 보여줬다.

박 교무는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홍익대학교로부터는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가 원불교 교무가 되기 위해 출가한 것은 1956년도인데, 출가 후 사직교당, 원평교당, 우이동 수도원 교당, 강남교당에서 교무로 봉직하고 2007년 강남교당에서 퇴임했다.

 

 

세계 55개국을 돌며 봉사와 희망을 전파

박 교무는 2012년 노벨평화상 10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어머님의 가르침대로 큰 세상에 나아가 나와 세상 사람들을 위해 일로정진하다 보니 정말 큰 인물이 되었다.

그녀의 삶은 온통 봉사와 희생, 그리고 희망의 전도로 채워져 있다.

“원불교 경전을 처음 접했을 때 경전 어디에도 원불교 창시자이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를 숭배하라는 말이 없더라고요. 오직 무아봉공(無我奉公) 이라는 가르침이 있었는데, 말 그대로 ‘나를 없애고 공익을 위해 성심성의를 다한다’ 뜻이잖아요. 이 말이 제가 가는 길이자 목표에요.”

박 교무의 첫 봉사는 사직교당 교무시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그때의 자신감이 한센병환자를 돌보는 일로 이어졌다. 당시 그녀는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15년간 직접 엿장사를 했다고도 한다.

이후 그녀는 북인도 히말라야 라다크, 캄보디아,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등 세계 55개국을 돌며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봉사를 펼치며 세계의 어머니 ‘빅 마더’가 됐다.

 

 

특히 캄보디아에서는 무료 구제병원을 세웠고, 전 국토에 묻혀 있는 지뢰제거를 위해 영국 할로재단에 성금을 기부하고, 고아원, 한글학교, 우물과 저수지를 만드는 등 30여년이 넘게 봉사와 애정을 쏟았다.

이 밖에도 수 없이 많은 봉사와 나눔 실천이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에 남아있다.

그래서 그녀에게는 대한적십자사 박애장 금장, 자랑스런 신한국인상, 효령상, 일가상, 용신봉사장, 평화여성상, 국민훈장 목련장, 호암상, 캄보디아 사하메트레이 왕실훈장, 인도 맘베트카르 국제상, 만해평화대상 등 크고 작은 상이 수없이 많다.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

박 교무는 2020년 초 자신의 삶을 총 정리한 책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시월출판사)을 출간했다. 1,042쪽 두 권짜리 이 방대한 책은 사진 자료만 1,100장이 넘는다.

그녀가 생활하고 있는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에는 이러한 모든 자료들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다.

한 발짝 한 발짝 사진과 자료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녀의 삶이 주마등처럼 그려진다.

자신을 닦고 남을 위해 헌신봉사 해온 그녀의 삶과 보다 넓은 세상과 마주하며 인생을 관조해 보고 싶다면 용인에 있는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을 추천하고 싶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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