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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은 만인의총-만인의사 순의제향(殉義祭享)

기사승인 2022.09.28  02: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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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여는 창/ 수필가 서호련

 

 

 

 

 

 

순의제향 殉義祭享!-이날은 충의를 위해 순절한 호국선열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날 인데….

 

다음의 편지는 1597년 9월 13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 참전중인 도도 다카도라(藤堂高虎) 장군에게 보낸 서찰의 내용이다.

<8월 16일에 보낸 보고서 잘 보았소. 전라도 남원성을 명나라 군대가 수비하고 있었는데, 지난 13일 그 성을 포위하여 15일 밤에 함락시키고 목 421개를 베어 그 코가 도착하였소. 수고 했소이다. 전번에 원균이 지휘한 조선수군을 괴멸시켜 큰 공을 세웠구려! 앞으로 부대장들이 상의하여 잘 작전하시오. 마시다 나가 모리, 나 씨가 마사이에, 이시다 미쓰나리, 마에다 겐이 에게 잘 말해 두겠소. 도요토미 히데요시>

(* 도도 다카도라(藤堂高虎)- 옥포해전에서 이순신에게 최초의 승리를 안겼고 칠전량 해전에서는 원균의 수군을 전멸 시킨 수군 총대장. 명량해전에서 이순신에게 대패한 도요토미 가문의 가신)

남원 성을 함락시킨 왜군은 수많은 문화유산을 침탈하고 도공들을 납치해 갔다. 그 중 사가 현(佐賀縣) 아리다(有田)로 끌려간 도공 이삼평(李參平)을 비롯한 기술자 150여명과 가고시마(鹿兒島縣) 나에시로가와(苗代川)로 끌려간 박평의(朴平意) 등 도공들은 오늘날 일본 도자기 산업을 일으킨 장본인 들이다.

이삼평은 아리따야끼(有田窯)의 도조(陶祖)로 일본 도자기의 조상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박평의 등은 사쓰마야끼(薩魔 窯)를 만들어 일본 도자기의 양대 산맥으로 발전 시켰다.

가고시마로 끌려간 도공들은 고향 땅 남원을 잊지 못해 단군사당(玉山宮)을 짓고 매년 남원성이 함락된 8월 16일에 우리 식으로 제례를 올리고 고향에서 부르던 ‘오늘이 오늘 이소서’를 부르며 망향의 한을 달랬다. 이 노래는 오늘날 우리는 잊어버렸지만 끌려간 도공들의 후손들은 지금 까지도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면서 부르고 있다니 역사를 망각한 우리는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2007년 5월 13일 우리는 남원 문화가족 일본문화 체험단의 일원으로 교토의 귀무덤에 도착했다. 도로가에 있는 커다란 봉분이었다. 무덤 뒤에는 공장같이 생긴 건물이 세워져 있었고 주위에는 주택들이 들어 서 있었다. 그곳은 잘 가꾸어진 묘역이 아니라 그냥 전쟁의 전리품을 전시하는 기념물 같았다. 400년 전, 일본의 수장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으로부터의 패배를 설욕하고자 정유재란에서는 기필코 승리 하겠다는 생각으로 자기들 병사들에게 전리품으로 조선 병사들의 코와 귀를 베어오게 하여 그들의 공로를 가름하게 했던 것이다.

왜군들은 귀와 코를 독(항아리)에 넣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갖다 바쳤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참전했던 왜장들에 의해 베어진 코와 귀는 일본의 오카야마 비젤시(千費塚)와 교토(京都), 바로 이곳 이총(耳塚)에 12만 여명의 귀와 코를 묻었던 것이다. 이 무덤 앞에 선 우리는 통분함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는 묘 앞에서 묵념을 드리고 묘를 관리하고 있는 일본인 시미즈씨와 함께 듬성듬성 나 있는 잡초들을 제거하였다.

시미즈씨는 묘소 옆 허름한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이 영혼들이 불상해서 어떤 보수도 받는 일 없이 가족들과 함께 이 묘소를 보살피고 있다 하였다. 자기가 죽으면 아들이 대를 이어 이 일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 눈물겨운 이야기였다.

우리는 교토의 귀 무덤을 나와 그 위쪽에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묘역으로 갔다. 어쩌자는 것인가? 이곳은 왕릉과도 같은 곳이다. 그 도요토미 히데요시 발밑에 귀 무덤을 만들어 놓고 내려 다 보는 형상이다. 오래전의 역사라 하지만 어찌 열불이 나지 않을 수 있으랴! 최근에 이르러 뜻있는 분들이 임진, 정유재란의 유물인 코 무덤과 귀 무덤의 환국을 주창하고 있으니 말이라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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