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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누른대 출신, 조선조시대 충신 유자광<5>

기사승인 2021.09.10  02: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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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에 백호를 만나다.

가끔은 큰 사랑에 귀한 손님이 온다면서 어머니가 은어를 잡아오라고 시키기도 했다.

-자광아, 은어 좀 잡아다 줄레?

-예, 어무이.

어머니의 심부름은 언제나 신이 났다.

자광에게 은어잡이는 그냥 신나는 놀이였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은어를 잘 잡았던 것은 아니었다. 은어는 떼로 몰려다니는 물고기였다. 함께 다니면서도 욕심이 많아 제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느라 서로 살을 부벼 몰아냈다.

처음에는 움직이는 은어떼를 향해 머리통만한 돌덩이를 내려쳐 몇 마리씩 잡았다. 그렇게 잡다보면 한 다래끼를 잡는데만도 한나절이 걸렸다. 귀중한 시간을 은어나 잡는데 허비하는 것이 아까웠다. 어머니가 시킨 일이니까 슬며시 얘기하면 머슴더러 은어를 잡아오라고 하겠지만, 머슴들은 은어를 잡지 못했다. 자광이 하는 것을 보고 은어가 헤엄쳐 가는 앞부분에 돌덩이를 힘껏 내리쳐도 은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은어잡이는 자광의 몫이었는데, 시간이 아까운 자광이 한번은 꾀가 났다.

은어를 짧은 시간에 많이 잡는 방법을 궁리한 것이었다.

물가에 앉아 은어떼가 움직이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자 그 방법이 떠올랐다.

대나무로 통발을 만들면 될 것 같았다. 입구는 넓게 만들어 들어갈 때는 쉽게 들어가지만 , 안에 덧대는 작은 발의 나오는 구멍은 좁게 만들어 일단 안으로 들어간 물고기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만들면 될 것 같았다.

머슴들에게 이러저러하게 생긴 대나무발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자광이 머슴들과 함께 요천강 가운데에 그걸 설치했다. 넓지는 않으면서 흐르는 물의 수량도 많고 적당한 물살이 이는 곳을 정하여 시작부분은 넓었다가 차츰 좁아지도록 돌을 쌓아 끝부분에 대나무로 만든 통발을 설치하였다.

-자광이 니가 신킨 일인깨 요걸 맹글고 설치꺼정 혔다만, 참말로 이 안으로 고기가 들어올거나?

-내일 아침에 보면 알겠지요.

자광이 자신있게 대꾸했다.

다음날 아침이었다. 먼 동이 틀 무렵 강으로 나간 자광이 통발을 들어 밖으로 꺼내려는데 꿈쩍을 안 했다. 돌이라도 들었는가 싶어 살펴보니 통발 안이 온통 물고기로 바글거리고 있었다.

잘 해야 대 여섯 마리 들어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작은 다래끼만 가지고 왔던 자광이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와 큼지막한 함지박을 챙겨 머슴과 함께 강으로 나왔다.

-정말이제? 대나무발 안에 물괴기가 가득 찼더라는 말이제?

머슴이 긴가민가 따라왔다.

-어? 참말이네? 대발 안에 물괴기가 하나 가득 찼네.

한번 대나무 통발을 설치하자 물고기 잡이는 마른 땅에서 헤엄치기만큼이나 쉬웠다.

<다음호에 계속>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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