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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슬픈 달, 남원성 전투와 이복남(李福男) 장군 (1)

기사승인 2021.09.10  02: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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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여는 창/ 수필가 서호련

 

 

 

 

 

 

 

9월 25일(음력 8월 15일) 한가위 달 밝은 밤, 남원성 왜군에게 함락.

 

음력 8월 15일 남원의 한가위 날은 달밤의 슬픈 노래가 떠오르는 날이다. 1597년 이 밤에 남원성이 왜군에게 함락되었다. 이 전투에서 군관민 1만 여명이 순절했다. 전쟁이 끝나고 이들 만 여 명의 시신을 수습, 한자리에 모셨으니 이를 만인의 의로운 무덤, 만인의총이라 부른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물러났던 왜군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것이 호남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정유재란을 일으켜 5만6천여 명의 군사로 1597년 음력 8월 13일 아침, 호남지역의 관문이며 전략적 요충지였던 남원성을 공략했다.

이복남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웅치전투에서 왜군을 물리쳐 전쟁 초반 전라도를 지켜낸 장수중의 한 분이다. 이복남이 전라병마절도사로서 광양을 지키고 있을 때 조정으로부터 남원성 구원 명령을 받았다. 그 역시 남원성 구원명령은 자살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는 걸 알았지만 그 만이 홀로 이 명령을 받아드리고 남원 성을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가면서 부하 군사들에게 한 말이다.

“적은 많고 지원은 없으니 성의 함락은 기정사실이다. 나는 나라의 무거운 은혜를 입었으니 가만히 앉아서 보기만 하고 안 갈 수는 없다. 그 많은 적을 당해내기란 마치 큰 용광로에 깃털을 사르기와 같아 형편상 요행이 없을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나 사내가 위급한 때를 당하여 신명을 바치는데 있어 죽음을 사양할 수 없다. 오늘은 내가 죽는 날이다. 그러나 제군들 까지 부질없이 함께 죽을 필요는 없다. 떠나고 싶은 자는 떠나라.”

이에 감동한 부하들이 외쳤다. “저희는 오직 장군님과 함께 죽고 싶습니다!”

그렇게 얼마 안 되는 부하들을 이끌고 남원 성으로 향하던 그는 다행히도 조방장 김경로, 순천부사 오응정, 교룡산성별장 신호가 이끄는 1천명의 병력을 만나게 되어 함께 8월12일 남원성 외곽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6만에 가까운 왜군은 남원성을 포위하고 공격준비를 하고 있는데 겨우 1천명으로는 도저히 포위망을 뚫고 성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겁먹은 병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이복남이 소리쳤다.

“나라의 은혜를 갚을 날이 바로 오늘이거늘 죽는 것을 겁내고 패할 것을 걱정하느냐!” 이복남은 1천명을 평소 행진하듯이, 대열을 세우고 태연히 나팔을 불고 나아갔다. 길잡이가 앞에 나서서 “물렀거라~전라병마절도사 이복남 나으리 행차시다”를 외치면서 남원 성을 향해 행진했다. 누가 봐도 미친 짓으로 보였지만 그 모습에 놀란 왜장은 조선인 포로들에게 그가 누구인지 물었다.

“저자는 대체 누구냐?” “저분은 전라병마절도사이신 이복남 나으리십니다.” “한줌도 안 되는 병력으로 죽을 곳을 찾아가는 저 자는 진정한 용사로다. 저 성은 사지(死地)이거늘 저리도 당당히 죽을 곳을 찾아 가다니 저자들을 그냥 보내줘라. 그것이 저들의 용기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다.” 그렇게 이복남은 좌우에서 왜군들이 구경하는 가운데 왜군진영을 유유히 통과하여 남원성에 입성했다. 장군이 입성한 직후 1597년 음력 8월 13일 아침, 드디어 5만6천에 달하는 왜군은 남원 성 공격을 개시했다.

이때 아군은 명나라군 3천과 조선군 1천3백, 총 4천3백 이었고 이복남을 대장으로 하는 조선군은 북문수비, 명나라 부총병 양원과 중군 이신방은 동문을, 모승선은 서문을, 천총 장표는 남문을 맡았다. 공격이 시작되고 6만 가까운 왜군이 성으로 몰려드는 모습을 가까운 산에 피난 가있다가 목격한 조경남은 일기에, “왜병이 성을 100겹으로 둘러싸고 쳐들어가는데 산이 가득차고 들을 뒤덮어 마치 물이 밀려드는 듯 했다”고 썼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남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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