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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면 생각 나는 ‘오빠생각’ 최순애, ‘고향의 봄’ 이원수

기사승인 2021.05.25  03: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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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여는 창/ 수필가 서호련

 

 

 

 

 

 

 

서울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5월은 간다.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5월, 고향이 그리워지는 애틋한 계절이다. 5월의 노래 ‘오빠생각’과 ‘고향의 봄’엔 다음과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구두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가 열두 살 소녀에 의해 씌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1925년 11월, 열두 살 소녀 최순애는 ‘오빠생각’이란 시를 써서 당시 소파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어린이》의 동시 란에 입선했다. 그 다음 해 4월, 열네 살 소년 이원수 역시 ‘고향의 봄’이라는 동시가 1926년 《어린이》 4월호에 당선되었다. 이 동시는 작곡가 홍난파가 작곡하여 전 민족의 노래가 되었다. 필자가 한·중 국교가 정상화 되던 해에 연변동포들과 함께 백두산엘 등반했다. 점심시간에 함께 ‘고향의 봄’을 합창했는데 동포들은 모두 목청을 높여 이 노래를 불렀다. 우리가 한 민족임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고향의 봄이야 말로 민족의 노래라 아니할 수 없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동시 ‘오빠생각’에 감동한 마산 소년 이원수는 수원소녀 최순애 에게 편지를 보내게 된다. 최순애 와 이원수의 인연의 시작이다. 그들은 편지와 문학글로 10여년의 인연을 맺어 오면서 서로의 얼굴도 몰랐지만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최순애와 이원수는 드디어 수원역에서 첫 번째 만남을 약속했지만 그날 그 자리에 이원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이원수가 민족의식에 눈을 뜨며 참가한 반일 독서회 사건으로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일 년간 감옥에 있었던 것이다. 최순애의 집에서는 이런 예비 사위가 못마땅해 다른 혼처를 구해서 권해도 보았지만 최순애는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리고 일 년 후 이원수가 풀려나서 최순애의 집으로 달려오면서 극적인 해후를 했다. 이들은 1936년 6월에 결혼식을 치르고 슬하에 2남 2녀를 두었다. 지난 회에 발표했던 청라언덕위 첫사랑 주인공인 박태준이 1930년 잡지 《어린이》에서 ‘오빠생각’을 보고 이 동요를 작곡했다. 박태준은, 최순애를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고 그녀가 이원수의 아내가 되었다는 소식만을 훗날 전해 들었다고 한다. 최순애는 생전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빠생각’이라는 시를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 당시 나에게는 오빠(최영주) 한 분이 있었다. 딸만 다섯에 아들 하나뿐인 우리 집에서 오빠는 참으로 귀한 존재였다. 오빠는 동경으로 유학 갔다가 관동대지진 직후 일어난 조선인 학살 사태를 피해 가까스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 일본 순사들이 늘 요시찰 인물로 보고 오빠를 따라다녔다. 오빠는 고향인 수원에서 소년운동을 하다가 서울로 옮겨 방정환 선생 밑에서 소년운동과 독립운동에 열심이었다. 오빠는 집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오질 않았다. 오빠가 집에 올 때면 늘 선물을 사 왔는데 한번은 “다음에 올 땐 우리 순애 고운 댕기 사다 줄 게.” 라고 말하고는 서울로 떠났다. 오빠는 뜸북새, 뻐꾹새 등 여름새가 울 때 떠나서 기러기와 귀뚜라미가 우는 가을이 와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과수원 밭둑에서 서울 하늘을 바라보며 오빠를 그리워하면서 울다가 돌아오곤 했다.” 그때 오빠를 기다리며 쓴 시가 바로 ‘오빠생각’이다.

(출처: 박태준의 첫사랑 이야기를 읽고 보내온 이청승님의 답글 중에서- 이청승, 세종문화회관 관장. 경기도창조학교 사무총장. 남원춘향제전위원장 역임)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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