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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소리 방송’ 라디오인터뷰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기사승인 2020.07.20  0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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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경식 서울연극협회 고문

 

 

 

 

 

 

 

“남원 출신, 한국 리얼리즘의 대표 현역 극작가”

 

 

 

 

 

 

진행 막사발(양해석 의원)

▷노경식 작가님은 1938년 출생해 남원용성초, 남원용성중, 남원농고를 졸업하고 1962년 경희대 경제학과를 나와 서울예술대학교의 전신인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철새로 등단하여 달집, 징비록, 반민특위, 두 영웅, 최근에는 봄꾼, 세 친구 등 40여편의 희곡을 쓴 한국 연극계의 대 원로이며, 백상예술대상, 한국연극예술상, 서울연극제 대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 다수의 연극 예술상을 수상한 연극계와 남원의 자랑입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고향에서 만드는 달빛소리 방송에 이렇게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연세가 80대 중반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고 늘 놀라고 있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저는 요즘 새 작품을 하나 구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광해군이 인조반정에서 쫓겨나 강화에서 제주도로 유배돼 돌아가셨다는 자료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이것을 소재로 극을 하나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얘기했더니 그쪽 연극인들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얼마전에 제주도에서 연락이와 내년 봄쯤 작품을 썼으면 좋겠다고 해서 승낙하고 준비 중입니다.

또 하나는 제가 고향이 남원이다 보니 나이도 들고 해서 고향이야기를 한편 더 썼으면 해서 6·25전후 남원을 소재로 한 작품을 하나 구상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고구마 캐는 날’로 붙여 뒀습니다.

▷선생님의 작품들 연보를 보면 반민특위나 두 영웅, 그리고 금방 말씀하신 광해군 이야기나 고구마 캐기 등도 시대적인 배경과 역사를 담고 있는데, 이 같이 역사 관련 작품을 많이 쓰신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제가 사실 문과출신이 아니고 대학을 경희대 경제학과를 나와 사회과학쪽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시절 역사 관련 서적을 많이 보고 공부하다보니 역사적인 소재나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많아져 관련 작품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경영학도가 연극희곡작품을 쓴다는 게 남다른데, 선생님 작품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반민특위라는 작품이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이 작품에 대한 내용이 선생님에게는 어떤 의미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1948년도에 친일반민족 행위 처벌법을 만들었는데, 그 이듬해 봄에 국회에서 반민특위라는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활동기간이 4∼5개월밖에 되지 않아, 육육사건이라고 하는데, 6월 6일에 서울시 경찰들이 시경국장 지시 하에(그 위로 이승만 대통령이 있었겠지만)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고 무장해제를 시킵니다. 당시에는 친일경찰로 지냈던 사람들이 우리 경찰쪽에 80∼9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민특위가 유야무야 됐는데 항상 안타깝고 후회스러운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 자료를 조사하고 작품을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2017년도에는 대학로 대극장에서 공연도 했습니다. 상당히 평가가 좋았고 칭찬도 들었습니다.

▷작품의 형식을 보면 기록극 형식으로 돼 있기 때문에 현대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작품을 보면 소상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합니다.

남원에서도 한번 공연하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선생님 아호가 하정당 이라고 돼 있는데, 선생님이 하정리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당호를 그리 정하신 것은 아닌지요.

예, 맞습니다. 그게 자혼데 다른 호도 하나 있긴 합니다. 서울에 올라올 때까지는 하정동에서 쭉 살았습니다. 그래서 하정에다 집 당자를 써 하정당이라고 호를 만들었습니다.

▷남원시립도서관에 가면 하정당문고라고 해서 선생님께서 기증하신 도서들이 진열돼 있는 것을 봤습니다. 후배로서 감사드립니다.

춘향제를 보면, 남원에서 가장 큰 행사고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축제인데, 사월초파일만 되면 극단의 트럼펫소리, 난장풍물까지 남원시내가 떠들썩했습니다. 이런 것 들, 문학과 국악의 도시 남원이 유년시설 선생님에게 어떤 정신적인 힘, 예술적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선생님의 작품세계에서는 이러한 남원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요.

남원은 저의 탯자리 아닙니까. 제가 성장했던 곳인데. 말할게 있겠습니까. 춘향제하면 제일 큰 행사죠. 여러 가지 생각이 나는데, 항상 재미있었던 것은 명창대회, 처음에는 광한루원에서 했는데 나중에는 남원극장에서 하고 그랬죠. 춘향그네뛰기, 춘향선발대회, 우시장에서 하는 씨름대회, 난장에서는 뺑뺑이도 돌리고 화투도 놀고, 그땐 다 그랬습니다. 어릴 땐 구경 다니느라 바빴죠. 광한루에서 오작교를 건너면 그때는 천거리 시장 아니었습니까. 그런 기억이 아주 생생합니다.

▷선생님과 인터뷰가 끝나면 선생님의 작품 중 두 영웅을 목소리 극으로 해볼 건데요. 작품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두 영웅이란 작품은 우리가 잘 아는 임진 정유 7년 국란 아니겠습니까. 7년 전쟁이 끝나고 나서 그 다음에 그쪽(일본)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를 통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쪽에서 다시 우리나라에 우호통상을 하자고 제안을 하는데, 그때 우리는 하도 몹쓸짓을 당해놔서 증오에 차 있을 때였거든요. 계속 상호통상을 하지 않으면 다시 침략을 한다는 등 소문도 들리니까 조정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심정을 알아보기 위해 사신을 파견합니다. 조정의 대신들은 적지에서 죽을지 살지 몰라 꽁무니를 빼고 그러니까 당시 의승을 이끌고 혁혁한 공을 세운 사명대사를, 일본이 불교를 믿고 하니까 사명스님이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건너가게 됩니다. 이 연극은 그때 상황을, 평화의 전기를 마련하는 두 사람을 두 영웅이라는 이름을 붙여 쓴 것입니다.

▷끝으로 고향에 계신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서울에 있는 문인들이 재경남원문인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들이 모이다 보니 한 60∼70명 되더라구요. 아마 일반 시 쪽으로 전국에서 제일 숫자가 많을 겁니다. 올 가을쯤엔 저희들이 뜻을 모아 책도 낼 생각인데, 기회가 닿으면 서로 힘을 합쳐 남원에 남원문학관을 만들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사적으로는 제가 남원을 소재로 한 작품이 달집, 소작지, 만인의총 등 여러 편이 있는데, 달집은 근대극 100년사에 리얼리즘 작품으로 3대 대표작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1930년대 유치진 선생의 소, 1960년대 차범석 선생의 산불, 그리고 70년대 와서 제 작품 달집이 국립극단에서 발표돼 3대 작품이라고들 합니다. 이 작품 속에는 광한루원 등 남원을 소재로 한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달집 연극비를 조그맣게 하나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선생님에 대해 여러분들이 평하기를 ‘작가 노경식은 허리가 약간 구부정하고 전라도 시골 황토길을 걸어가는 소달구지 같다’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참 정감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희곡집을 낼 때 아까 말한 차범석 선생께서 축하의 글을 쓰면서 그렇게 표현해 준 말입니다. 하하. 고향에서 좋을 일을 하시는데 제가 도움을 못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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